글
T_92_
Rimited
2016. 12. 5.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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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포장지를 버리기가 아까웠는지 선물이라해도 좋을 만큼 곱게 접어 보관해 두었다.
그리고 열어본 상자에는 무엇이 있었는지 내용물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다시 그 상자를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건 곱게 접어둔 포장이었지, 그 내용물은 텅 비어있던 것도 아닌데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
상자는 다시 포장 되었다. 준비도 되었고, 정리도 되었다.
곱게 정리해 두었던 포장지는 그래도 약간의 구김이 있었지만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 어느새 상자를 덮었다.
이 포장지, 다시 열어볼 일 없을 것 같다.
무엇을 담았는지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저절로 알게 되었다. 원래부터 포장 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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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이 가능한가? 라는 질문에서 절망하고 있어도
표현의 한계를 넘어서는 언어, 문장을 만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