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하 YZF-R6 에 관하여..
풀체인지된 R6가 드디어 국내에 들어온다.
아시아 생산 물량이 없었으나 올해 2018년식 알식스를 2-3월에는 받아 볼 수 있다는 소식.
물론 구매 예정에는 없는 모델이지만 몇가지 레플리카(알차)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터라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현재 타고 있는 바이크는 베스파 스프린트, 두카티 몬스터 821 스트라이프, 가와사키 버시스 X-300 이다.
저마다의 구매 이유를 찾는다면 순서대로 편리한 데일리 스쿠터, 동경했던 브랜드와 모델에 대한 투자, 취미생활인 모토 캠핑에 적합한 바이크 라는 점일 것이다. 사실 동경의 바이크는 두카티 파니갈레, BMW S1000RR..그리고 R6 였다. 더 나이가 들기전에 빡센(?) 포지션의 정통 레플리카를 타봐야겠다 라는 이유였는데 그래서 30대에 접어들어 다시 바이크를 시작할 때도 R3를 시작으로 잡았다.
그럼에도 레플리카가 아닌 네이키드(몬스터821)를 구매한 이유는 그 빡세다는 포지션이 문제였고, 금전적인 문제도 있었다. 금전적인 문제로 두카티를 선택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일지도 모르지만 그 상황에는 그랬다. 레플리카에 대한 구매욕이 사라진건 모터라드 데이에서 S1000RR을 시승한 것이 결정적 이었다. 골반에 담이 올 정도의 포지션, 내 몸은 이미 알차를 견딜 수 있는 몸뚱아리가 아닌 것인지.. 왜이리 허리가 아픈 것인지 이걸 몇년동안 탄다면 절대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가뜩이나 고집스레 신차 박스를 까는 나의 습관을 보면 그 불편함이 고스란히 가슴아픈 중고가격으로 나타날 것이 자명했기에...
어쨋든 세 대의 바이크를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바이크를 고른다는 것은 나에게 만큼은 불가능하다. 그 와중에 가능성(그러지 마라 제발)을 찾는다면 R6 밖엔..
사실 디자인만을 놓고 봤을 때 올해 출시 예정인 두카티 파니갈레 959 코르세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매장에서 아이들링을 들었을 때 과연 이 배기 사운드를 감당할 수 있을까? 2기통 레플리카의 사운드는 내가 찾는 사운드가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물론 디자인, 허세력에 있어 이만한 바이크가 없다. 모든 파츠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민폐에 가까운 사운드는 내가 극복할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지금의 몬스터로도 충분했다.
S1000RR을 살펴보았다. 4기통의 정통 레플리카 사운드, 고음역대로 치솟는 촘촘하고도 높은 주파수의 사운드는 어마어마한 매력이었다. 하지만 2등 좋아하는 나의 성미에 스천알알은 1등 바이크였다. 바이크 생활을 하면서도 고집스레 리터급 바이크는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게 신기한 나다. 그리고 가격도 1등 이잖아..
결국은 R6가 눈에 들어왔다. 자주 방문하는 샵 오너는 '이왕 갈거 R1으로' 으로 추천했지만 나에게는 무의미하다. 디자인도 고만고만, 가격은 비싸고, 마력은 125마력으로 차고 넘치니까..
이번 R6는 R1의 디자인은 그대로 계승한다. '우리는 형제니까' 온몸으로 말하고 있다. 풀체인지한 디자인은 라이더들 사이에서 여전히 호불호가 갈린다. 지금까지 야마하의 R DNA가 흐르는 날렵한... 아니 날이 선 샤프한 디자인과는 사뭇 다르다. 바람을 가르다 못해 찢어버릴 것 같았던 강한 인상의 R6가 여기저기 순둥이가 되어 버렸다는 것도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이야기다. 다만 내 눈에는 신형의 디자인은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다. 이 둥글둥글한 디자인, 카울 밑으로 조신하게 숨어있는 헤드라이트는 나에게 만큼은 취향저격이다. 10년을 타도 좋지 않을까?
R6는 600cc 엔진으로 125마력을 뽑아낸다. 왠만한 리터급 네이키드에 준하는 출력이다. 당연 레플리카이기에 고속주행시 주행풍에 허덕일 일도 없다. 4기통엔진, 고알피엠으로 쥐어짜내며 달린다. 메이커 최강의 차량은 아니지만 당당한 2등 레플리카, 투어를 나가면 능력의 120%를 발휘하며 리터급 차량을 따라가 줄 것만 같은 바이크다.
레플리카를 선택하는 큰 이유중 하나는 4기통일 것이다. 레이싱 머신에서만 나는 사운드는 4기통 밖에 없으니.. 그렇다고 CB400을 선택하자니 기대했던 그 느낌이 아닌터라 결국은 R6가 눈에 보일 수 밖에.. 레플리카가 눈에 들어오면 2기통 바이크는 왠만해선 눈에 잘 들어오진 않았다. 물론 브랜드 자체의 상징성이 있는 파니갈레, 아구스타, 트라이엄프 데이토나 같은 모델들은 예외일 수도 있겠다.
세컨드 바이크로 무언가를 산다면 현재는 R6 뿐이다. 문제는 세컨드가 아니라는 것이지..
R6가 공공도로에 풀리는 시점에서 안도감이 드는 것은 지금 잔고가 없다는 것이다. ^_^
안사는게 아니라 못사는 거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다만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내가 살 R6 한대 정도는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꼭 검정색으로..
'취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B_07_폴라로이드 큐브로 블랙박스를.. (0) | 2018.01.10 |
---|---|
B_06_몬스터821_첫 타이어 교체 (0) | 2018.01.04 |
B_05_베스파 세차 (0) | 2017.10.30 |
B_02_베스파 10000km 점검 (0) | 2017.09.15 |
B_01_바이크 이야기 (0) | 2017.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