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_74_스노우피크 볼트 텐트로 겨울나기

가히 혹한기라 부를만한 2022년의 12월 16일 이었다.
그간 기억 속 12월은 그다지 춥지않았다. 추위란 본디 새해가 되고 1월 2월.
3-4월 봄을 기다리며 느끼는게 진정한 추위였건만.. 너무나 가혹한 12월 셋쨋주에 캠핑을 나선다.
그래. 그래도 텐트는 안춥게 만들면 되니까

스노우피크 텐트 중 엔트리 라인. 볼트
볼트 텐트에서 이너 텐트를 생략하고 쉘터모드로 사용하기로 한다.
볼트는 텐트하단에 스커트가 없기 때문에 지면에 찬 공기가 그대로 유입된다.
바닥과 최대한 밀착해 피칭하고 바람을 막아야 하는 부분은 눈을 덮어 보강해 준다.

추위를 더 가혹하게 만드는 바람이 유독 심한 날이었다.
가이라인은 있는데로 전부 잡아준다. 화목난로를 넣을 것이기에 텐트의 고정력에는 부족함이 있어선 안된다.

쉘터 모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출입구는 총 3개. 그중에 측면 도어 상단 지퍼를 열어 난로 연통 배기구로 사용한다. 모든 텐트에 홀잭작업을 하지 않는 주의이기 때문에 높이에 맞춰 방염 작업을 마친 2중 연통을 걸어주고 3.5m~ 4m 정도 높이의 연통을 확보해 준다. 폴리 계열 스킨의 텐트이기 때문에 서커스TC 사용시보다 텐트 스킨과 연통 끝의 차이가 더 커야 불티에서 안전할 것이다. 이후 펠릿 모드로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배기압이 낮아지는 불티방지캡은 올리지 않는다. 불티를 제어하는 것은 오로지 배기 댐퍼 밸브로 배압을 낮춰서 조절해준다.

전체 연통 높이의 2/3 정도 지점에 스트링 홀더를 걸고 3방향으로 연통을 고정해 준다.
이것으로 난로와 텐트의 셋팅은 완성.
연통 구성은 80파이 댐퍼 밸브, 80파이 1.5M(50cm x2ea, 30cm x2ea), 80-75 레듀서, 75파이 1.5M(50cm x2ea, 30cm x2ea)
50cm나 1m짜리 연통으로만 구성하면 좋겠지만 이미 갖고있던 연통들을 사용하고 긴 연통들을 추가 구매하진 않았다.

쉘프컨테이너 25에 짧은 변에 맞춰 나무를 해오면 그 어떤 난로에도 딱 맞는듯 하다.

쉘터로 사용하니 내부공간이 드넓다. 터널형태라 서커스TC 처럼 죽는 공간도 덜하고 낮시간 동안 스킨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반갑다. 눈이나 비가 내리면 TC텐트를 사용할 때보다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난로가 제 화력을 내고 나서 부턴 텐트 중앙은 20-26도 사이를 유지할 수 있다. 볼트 텐트의 전체 외곽에서 1/3정도는 바닥면이 조금 떠 있었지만 영하 17도의 날씨에도 20도 이상의 실내에서 반팔차림으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롬버스상판 하나를 눕혀 복사열 반사판을 사용했다. 이런 날씨에는 괜찮지만 반사판이나 보강재가 없다면 가을에 사용시엔 스킨이 녹을것 같다.
장작 사용시 화력이 일정하진 않지만 짧은 시간 고화력을 낼 수는 있다. 일정한 화력과 연료공급의 귀찮음을 해결해 줄 펠릿 연소기와 펠릿 공급을 원할하게 해줄 펠릿 호퍼, 그리고 많은 양의 펠릿을 부을 수 있는 호퍼 연장킷을 장착해 준다.

우드앤번 미니멀리스트3는 펠릿 공급이 측면에서 이루어지는 측향식 난로로 제조사 측에서는 취침용으론 사용하지 않기를 당부했다.
써보면 그 이유를 알만도 한데 재서랍에 재가 한가득 쌓이게 되면 화력이 불안해지고 펠릿 공급도 일정하지 않게 된다. 장시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전에 연소봉을 스크래퍼로 긁어낸 뒤 재서랍을 비워줘야한다.
20KG 펠릿 한봉으로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6-7시간 정도.. 그나마 장작이나 등유보다 효율이 좋고 쏟아져 나오는 복사열에 발이 따뜻한게 매력이다.
볼트는 기본적으로 고가 낮은 텐트라 난로 아래 스탠드를 둘 수가 없다. 바닥에 불이 옮겨붙을 수 있으니 방염포를 한장 깔아 두는게 마음이 편하겠다. 소화수 한병 정도는 옆에 비치해두는게 좋다.
하룻밤이 지나고 텐트 안에 남아있던 눈은 어느새 사라졌다. 건조한 바닥만 남고 텐트 밖은 덮어둔 눈이 얼어붙어 단단한 스커트가 되어 있었다. 둘쨋날 밤은 더 따뜻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