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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_181_

사광에 비춰야 보일듯이
수줍게 감춰놓은 것들을
알아보는 이들이 간혹 있다.
그들의 정겨운 관심을 위한 말들을 담아야겠다.

길고 날카롭게 끝은 뭉툭하게 깎아냈다.
무엇을 쏟아낼지 모를 연필이었다.
선을 쓰고 글자를 그렸다.
그렇게 심흑의 흐름이 백지를 갈랐다.
뜻이 온전히 전해질지는 의문이었으나
번지지 않게 담은 정성이 내려앉았다.
알아보는 이들이 간혹 있다.
무탈한 며칠 뒤 답장이 왔다.
곱게 담긴 글 이리저리 비춰 본다.
알아봐주어야지, 이런 문답이 간혹 있다.

-문답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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