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이 청옥산을 내려왔다.
불편한 잠자리에 고된 아침이었다.
전날밤 술로 맺은 뜨거운 인연은 아침엔 씻은듯 사그라들었다. 그래서 편했다.
단양에서 긴 시간을 쉬었다.
행선지를 정하는 것의 귀찮음과 졸음이 쏟아지는 탓에 한 여름 햇살에 더위보다는 따듯함을 느끼며 낮잠을 잤다.
아직 시간은 충분했으니..
다만 일부 일정에 수정이 있었다. 아직 남은 날이 많았으나 빨리 조급해졌고 제주도로 향하는 것에 속도를 올렸다.
제주도를 가는 여행에는 늘 이런 식이었다. 조금은 서두르게 되었다.
쉴새없이 달려야했다. 경유지는 합천 모토라드.
합천에서 젖은 바지와 신발을 말렸다. 캠핑장 주인장님의 배려로 샤워를 할 수 있었다. 젖은 몸을 데우고 시간을 보냈다.
여기서부터 제주도 입도시간을 재야 했다. 다른 선착장을 이용하려 했으니 여수의 뱃시간이 달라진 이유로..
새벽1시에 출항하는 여수엑스포선착장에서 출항해야 했다.
하여 다시 야간주행을 행했다. 한여름 밤 습도를 이겨낼 만큼 강하게 달려야 했다.
여수항에서 출항까진 귀찮은 작업이 이어진다.
티켓팅을 하고, 순서를 기다리다 바이크를 배에 싣는다. 배에 고박작업을 지켜보고 다시 영수증을 가지고 해운사에서 선적료를 결제한다.
다시 터미널에서 출항시간을 기다려 선박에 오른다. 3등실에서 자리를 잡고 그렇게 잠이 드는 것으로 출항은 시작된다.
예전처럼 갑판에 나가볼 기력은 없다. 그냥 그렇게 잠들고 아침이 오고 눈뜬 곳이 제주.
익숙한 길을 달려나간다. 제주도에서 네비게이션은 필요없다. 한라산의 위치로 거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성산까지 아무 생각없이 달려왔다. 쉬고 싶은 마음에..
그리고 녀석이 있었다.
3개월 정도로 보이는 이놈은 지금 '감자'라는 이름으로 우리집에 살고 있다.
내가 하루 먼저 달려온 것은 이 놈 때문인가.. 아무튼 이 놈 때문에 여행은 달라졌고.. 삶도 달라졌다.
'취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B_42_두카티 제주투어 (0) | 2020.01.02 |
---|---|
B_41_여름휴가_3_한라산 (0) | 2019.11.12 |
B_39_아 몰라 여름휴가_1 (0) | 2019.09.13 |
_B_38_하... (0) | 2019.07.19 |
_B_37_ (0) | 2019.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