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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B_48_합천으로..

급 모임으로 콜을 받았다. 목적지는 합천.
뜬금없는 금요일, 집에 머물까 했으나 뭔가에 홀린듯 홀로 서울을 벗어나기로 했다. 흔하게 달려나가던 시절도 있었건만 지금은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정말 그야말로 모처럼, Z900RS CAFE에 더플백을 올렸다.

장비의 구성은 꽤나 단촐했다. 불을 피울 생각도 없었고, 고기를 먹을 생각도 없었다. 그냥 밥과 도시락 정도를 데우고 믹스 커피 몇잔과 과자정도면 되리라는 셋팅 이었다.

- 장비 리스트 -
파타고니아 70L 더플백
하임플레닛 피스트랄 텐트, 클라이밋 스태틱 에어매트, 제로그램 화이트울프 침낭, 제드3 스토브, 헬리녹스 택티컬 체어2, 크레모아 랜턴, 블랙다이아몬드 랜턴, 블랙다이아몬드 헤드랜턴, 테라네이션 집게2

단조팩2, 알미늄 팩8, 예비 티탄 네일팩6, 여분 가이라인, 스트레치코드2,

제로그램 티탄 코펠, 수저 젓가락 세트, 아쿠아봇 날진 1L 킷, 오피넬 나이프, 헬레 나이프, 가위, 티탄 머그, 스탠리 스탠 글라스 세트, 10L 설거지 바스켓, 소분 주방세제와 스펀지

펑쳐 수리킷, 샤오미 미지아 펌프, 슬리퍼, 세면도구

소니RX100, 보조배터리 20000mah ,마이크로5pin 케이블, 라이트닝 케이블, 샤오미 미니 스피커, 에어팟 프로

많은 것들을 챙긴거 같아도 사실 적재량의 한계로 60L 분량 정도를 포기해야했다.

합천까지 가는 길의 날씨는 환상적이었다. 집중력 있는 라이딩으로 달리기엔 날은 너무 좋았고 체력적인 한계도 있어 평소보다 내려간 페이스로 움직였다. 연비가 증명하고 있다. 22.4km/L
954cc 4기통 바이크임을 고려하면 기적적인 연비.

꽤나 많은 휴식을 갖고 꽃구경에 여념이 없었다. 이런 날에 이런 주행이 필요했다. 110km/h 정도가 적당한 그런 날.

세우고 싶은 곳은 어디든 세웠다. 급하고 싶지 않아.. 집중하는게 귀찮아질 정도로 이미 지쳐 있었다.

황홀경 벚꽃길을 달려 도착한 합천 모토라드.
수차례 왔지만 캠핑장은 처음 이용해 본다.

조금은 아쉬운 바닥, 단조팩으로 때리는
수밖에..

조촐한 준비를 했음에도 음식은 점점 많아졌다. 이 먼거리에서 만남을 귀히 여긴 어른의 배려로.. 배불리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언제나 그렇게 여행엔 뭔가 계획하지 않은 플러스 알파가 있다.

불도 피우지 않았다, 자정을 30분 앞두고 모두 약속한듯 잠자리에 들었다. 화려한 이벤트 같은 캠핑이 아니라서 좋았다. 그냥 그런 것이다. 야외에서 잠시 공간을 빌려 잠자리를 만들고 밥을 나눠 먹는 것 뿐이다. 거창해지면 결국 거추장스러워진다.

평온하고 깨끗한 아침이라 상쾌했다.



서울 손님 배웅해주신다며 결국 90km 길을 달리게됬다. 합천 to 무주 (빼재)

푸짐한 점심을 마지막으로 다시 서울로 달렸다. 혼자가는 복귀길은 늘.. 그렇지.. 복잡 미묘한 감정의 롤러코스터 상태로 하염없이 달려야만하는 그 아스트랄함..

정안수목장을 지나며 추억에 잠시 젖었다가 이내 다시 빠져나왔다.

돌아온 서울에서 다음 날을 맞아보니 생각보다 많은 것이 달라져 있다. 좋아져 있었다. 휴일을 지독한 도로와 싸우며 버틴거 같은데도. 난 회복되어 있었다. 알수없는 포인트가 만들어낸 회복의 계기에 좀 신비로웠다.

묘한 충만감, 요번주 만큼은 힘들지 않다는..
이번 4월은 잔인하지 않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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